처음타보는 야간버스.
물론 편하지 않을거라 각오는 했지만
막상 경험하니 이건 상상보다 더했음
50리라(대충 35000원)나 하는 비싼 가격때문인지 서비스나 내부시설은 좋은 편이었다.
운전기사 외에 버스차장이 2명이 있었으며
음료와 커스타드 같은 빵을 나누어주고, 손소독약도 일일이 뿌려줌
그리고 비행기처럼 좌석마다 작은 TV붙어있고 USB충전단자도 있어 핸드폰 충전가능함
하지만 TV는 터키말로만 나와서 나에겐 무용지물
가장 큰 문제는, 다리를 편하게 펼수가 없다는 점
(우리나라 우등고속버스는 누워서 갈수도 있지않은가! 정말 좋은 우리나라)
비행기 이코노미석 탔을때와 마찬가지로 무릎관절은 삐걱거리고 발은 퉁퉁 부었다.
하루종일 다리 안붓는다는 사람 정말 부럽다.
그리고 사람 가득찬 버스에서 어떤 터키여인이 아이를 데리고 탔는데
그 아이가 밤새도록 기침을 하더니만, 결국 그 감기가 나에게 옮아서 터키여행내내 기침하고 다녔다. ㅜ_ㅜ
아무튼, 불편하니 뭐니해도 밤에는 자야하는 법
열심히 자고 있는데, 갑자기 깨운다.
뚱뚱한 여자차장이 파묵칼레 다 왔다고 내리란다
순간 직감
이게 파묵칼레 가는 동양인들 납치하는 그 상황이구나
날은 어스름하니 점점 밝아오고 있었고
보아하니 버스오토갈도 아니고 그냥 길거리다.
터키여행준비하면서 걱정되던 부분중 하나였던게 납치였는데 내가 당하고 마는구나 싶었다.
아침 6시 30분경...당시 버스에서는 동양인이 나랑, 으니와 일본청년 3명.
내가 다시 차장에게 물었다.
여기 확실하냐? 아닌거 같다고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물어보니
내눈을 똑바로 응시하지 못하고 슬그머니 피하며 답하길, 여기 파묵칼레 맞댄다. 아놔....
또다른 남자 차장놈은 이미 우리 캐리어를 길에다 내려놨다.
더이상 실갱이 벌이는 것도 다른 승객에게 폐를 끼치는 것 같아, 알면서도 내렸다.
(다른 사람들 말이 납치되어도 호텔숙박이나 투어같은 것만 안하면 손해보는 것 없다고 했었기 때문)
우리 세명은 작은 봉고에 옮겨타고 갔다.
도착하니 어떤 호텔 (이름 까먹음) 우리말고도 몇명이 먼저 와있었다.
카파도키아에서 만났던 대만청년도 와있었다.
그 청년은 메트로버스 탔었는데 납치는 버스회사를 가리지않고 다 하는듯.
호텔 숙박과 투어 얘기하는데 대부분 반응을 보이지 않았고, 어떤 유럽커플만 투어 OK했음
그리고 우리 데려온 남자가 파묵칼레버스 대리점까지 데려다주었다.
(그 당시엔 몰랐는데, 버스표 파는 대리점과도 연계가 되어있는듯. 알았으면 안갔다!)
거기서 쿠샤다스가는 버스 (오후 4시출발)를 예매하니, 버스표파는 아저씨가 아침밥 먹을거냐고 좋은 식당있다고함
이동네는 왜이리 추천이 많은거냐. 맘에 안든다.
어차피 이른 아침이고해서 다같이 (나, 으니, 한국여자애, 일본청년, 대만청년) 그 아저씨가 권하는 식당에감.
보아하니 여동생 아님 아는 여동생이 하는 식당 같다.
문이 잠겨있으니, 쾅쾅 두들겨 자는 식당여인을 깨움. 대단하다.
우리같은 한국손님이 많은지 식당앞에 한국말로 메뉴가 적혀있고
메뉴판에 신라면 있었음.
한국에서도 1년에 라면 두번 먹을까말까인데, 터키에서 라면이 먹고싶을 줄이야.
신라면이 일인당 8리라(약 5천원)였는데 다른 것도 비싼편이라 라면 시켜먹음
그리고 한국/대만/일본 다국적 다섯명이 임시일행이 되어 파묵칼레와 히에라폴리스 관광을 같이 하게 되었다.
(사진은 한장도 없으면서 글은 장황하다 ㅋㅋㅋㅋ)
파묵칼레 석회암온천지와 히에라폴리스 입장.
이건 눈이 아니라능!!!
하얀 석회암덩어리가 쌓여서 눈처럼 보이는 것임
파묵(목화)칼레(성)란 이름처럼 목화의성..
하얀 성처럼 보이는 아름다운 온천지임
난 다행히 슬리퍼를 가져왔음 (하지만 괜히 가져왔다 싶음. 여행내내 거추장스러웠다)
이 하얀 것이 눈은 아니지만 계절이 초겨울이다보니, 맨발로 걷기엔 눈처럼 차가운 돌덩어리였음
추위에 빨개진 내 발을 보라.
내가 직접 봐놓고도 사진으로 보면 눈이라해도 믿을 지경임
이거 하나 보자고 파묵칼레 간 것임
추운 날의 온천수
피어오르는 수증기
여기까지 온천이 내려오는 동안 식어서
중간정도인 이 지점에서는 온천수가 미지근했다.
한여름에 왔으면 뜨거웠을테지만, 더운날에 더운물이 달갑진 않았겠지.
영화속의 한장면같다 ㅎㅎㅎ
원래는 물의 양이 많았는데, 여기도 호텔들이 난립하다보니
온천수가 그쪽으로 대량 빠지는 통에 물이 제대로 흐르지 않아 석회암에 이끼가.....
어디든 인간의 손이 닿으면 자연은 파괴되고 마는 슬픈 현실
눈같이 하얀 석회암 온천을 지나서 신발신고
히에라 폴리스쪽으로 이동
아침 9시... 로마시대 만들어진 온천탕 출입구에 도착
Antique pool이라고 써있다 ㅎㅎㅎ
온천수 속에 로마시대 유적들이 굴러다니고 있다.
여기에 온천욕하려면 돈을 따로 내야함
시간대가 일러서인가, 온천하는 사람 아무도 없음. (물론 수영복 입어야한다)
여기도 피어오르는 수증기 ㅎㅎㅎ
그다지 볼것도 없어서
황량한 히에라 폴리스 유적지로 발길을 돌렸다.
히에라 폴리스라는 고대도시에 걸맞게 황량 그자체
지진으로 인해 도시가 소실된후, 남아있는게 없음
하긴 기원전 운운하는 도시이니 굳이 지진이 아니어도 여태껏 남아있을 리가 없지.
보존상태가 굉장히 좋은 원형극장, 기원후 200년경에 세워진 것이라함
고대원형극장 중에 두번째로 보존이 잘되어 있다고 한다.
지금도 축제같은 때 사용된다고 하니 대단하다.
생각보다 계단 경사가 습해서 내려가기 힘들다.
내려가는 으니와 나. 엉거주춤이 나다 ㅋㅋㅋ
한국여자아이가 내 디카로 찍은 것인가보다.
대부분이 유럽 관광객들이었다.
꼽사리껴서 가이드 설명들을까했더니 영어가 아녀 헐~~~
그래서 저게 뭔지 모른다는 슬픈 사실.
황량하니 넓고 볼것도 별로 없고해서,
히에라 폴리스 유적을 뒤로 하고 돌아오는 길...
앙코르 유적지에 쓰이던 단어, Ruins가 딱 걸맞는 고대도시였음
맨발로 걸어왔던, 석회암온천길을 다시 돌아가기로 했다.
(신발을 벗고 걸어야한다는 얘기)
신발 벗는 곳에 널부러져 자는 개들
사람들이 지나거나 말거나 팔자 늘어졌다.
우리나라 떠돌이 개들과는 너무 상반되었구나~~~~
대만청년과 일본청년은 어쩌다가 헤어지게 되어
나랑 으니, 그리고 한국여자애 셋만 다니게 됨
다시 신발벗고 하얀 석회암을 지나 들어왔던 입구를 통해 나가기 아침 11시가 좀 넘었다.
파묵칼레는 작은 곳이고 따로 볼 것도 하나도 없고
버스시간인 오후4시까지 기다리기도 지루하여 오후1시 출발하는 버스로 변경하고
식당찾아 자리 잡음 (비수기라 그런지 문 연 식당도 별로 없었다)
커피와 오믈렛을 시켜놓고 시간을 좀 보내다가
한국여자아이는 페티예로 간다고 해서 먼저 보내고 우리는 1시에 데니즐리로 떠나는 오토비스를 탔다.
(참고. 파묵칼레는 작은 도시라서 각 도시를 잇는 대형버스를 타려면 데니즐리라는 큰 도시로 나가야 함)
데니즐리로 향하던 세르비스 내부
그런데, 파묵칼레에서 데니즐리까지 가는 버스시간이 꽤 걸렸다.
아침에 납치당할때는 봉고가 파묵칼레까지 무쟈게 빨리왔었는데....
아마 아침에 버스에서 그냥 버티고, 데니즐리까지 가서 파묵칼레까지 오는 오토비스 타고 왔으면
납치당해서 오는 시간보다 두배는 더 걸렸을 것이다.
권하는 투어나 호텔숙박만 하지 않는다면.
납치 자체가 나쁜건 아니고 시간절약이라는 장점도 있다.
혹시라도 터키여행시 파묵칼레 납치를 걱정하는 사람이 있다면,
걱정말고 납치당해도 된다고 안심시켜드리고 싶음
아무튼 데니즐리에서 2시 출발하는 버스를 타고 쿠샤다스에는 오후 5시 30분 도착!!
버스 타고가는 도중에 에게해가 보이니 으니랑 와우~ 감탄!!!
하지만 도착하니 거의 밤이었다는거. (뭔놈의 해가 이리도 빨리 져버린단 마리오~~~)
우리가 묵는 카리스마 호텔 위치를 모르기에 택시를 잡아탐.
오토갈에서 호텔까지 거리는 얼마 되지도 않는데 미터기가 쑥쑥 올라가더니 20리라(13000원) 나왔다.
그당시엔 터키 택시값 디게 비싸다~ 그랬는데 알고보니 바가지 쓴거였음
터키 택시 나빠요!!!
아무튼 무사히 호텔 도착해서 체크인하고
우리가 예약한 것이 조식, 석식 포함되는 하프보드라, 저녁 먹을 수 있냐고 물어보니 된다고 하네 ㅎㅎㅎ
저녁 6시 30분에 호텔 1층에 위치한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피곤한 몸을 뉘이며 취침.
(이번 편은 사진보다 글이 더 많음 ㅎㅎㅎㅎ)
다음날 에페스 관광과 쉬린제 마을 둘러 본 스토리는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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